
표지 이미지는 「100℃」의 부록 표지 컷을 재활용하였음을 알립니다. ⓒ 최규석
사실 전에 말했던 리뷰나, 기사에서도 계속 언급한 말이지만 최규석의 「100℃」는 단행본으로 보는 것이 더 가치 있습니다. 보통 웹툰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작품들이 단순하게 배열을 바꾸거나 간단한 캐릭터 설정, 후기만 추가한 것에 불과해서 - 물론, 강도하 씨의 작품같이 책에 맞게 배열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작품은 사 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 구입하는 것이 꺼려졌다면, 「100℃」는 그러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새롭게 추가된 부록이 이 책의 가치를 크게 높였기 때문입니다.
「100℃」의 본편은 6월 항쟁이 일어나기까지의 상황과 사람들 각각의 심리를 다루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웹에서 「100℃」를 본 독자들 중에서는 22년 전의 승리가 지금의 상황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또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에 대해서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추가된 「100℃」씨의 30여 페이지정도 되는 부록 ‘그래서 어쩌자고?’는 이런 사람들의 반문에 충실히 답을 해줄 좋은 해설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쩌자고?’는 시민교육센터의 이한 씨가 만든 청소년을 위한 민주주의 교안 「어떤 민주주의로 갈 것인가」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네, 최규석 씨가 직접 부록 기획을 맡은 작품은 아닙니다. 후기에서도 스스로 밝혔듯이, 최규석 씨가 시민교육센터에서 이한 씨의 강좌를 듣게 된 다음에 감명을 받고서 만들어 낸 부록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 만약에 이런 내용이 딱딱한 텍스트로만 읽었으면 과연 관심을 가졌을까요? 대부분은 눈길도 기울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막연하게 ‘민주주의’라고 하면 왠지 모르게 어려운 느낌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 이런 내용을 최규석 씨는 만화적 기법으로 무척 재미있게, 때로는 분위기 있게 풀어냅니다.
부록은 나레이션과 (모습은 나오지 않지만 아마도 최규석 씨나 이한 씨이겠죠.) 촛불소녀 촛농, 정치에 대해 혐오감을 가지고 있는 녹용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캐릭터는 작가의 전작 「습지생태보고서」에 나온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브이 포 벤데타」에서 처음 나왔고 작년 촛불 퍼포먼스의 가면 캐릭터로 큰 인기를 얻은 브이(V)의 진행으로 꾸려집니다. 그리고 녹용의 기분 나쁜 말로 시작하죠. ‘정치 얘기 백날 해봐라, 밥이 나오나 쌀이 나오나!’. 녹용은 작품 내내 보통 시민들이 정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쓸데없고,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의 정서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명박이 싫기는 하지만 우리가 뽑은 대통령인데 어쩔 것이며, 시위 해봤자 달라지는 것이 뭐가 있느냐고 반문하지요.
그에 맞서는 캐릭터인 촛불소녀 촛농은 희망 - 또는 이상 - 에 가득 찬 여고생입니다. 2MB 정권이 싫고 하는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아직 정치에 대해서는 자세히 배우지 않았고 감정에 휩쓸리는 성격입니다. 녹용의 궤변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도 못하고, 가끔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서도 싸이월드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고, 친구들과 함께 시위에 나오기도 하는 등 보통의 여고생이 가지고 있는 참신한 이미지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는 이미지가 결합되어있는, 10대들을 상징하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이 둘 사이에서 의견을 중재하고 좋은 대안을 제시하는 캐릭터가 바로 브이(V)와 나레이션입니다. 녹용의 불만에만 사로잡힌 정치에 대한 시선을 바로 잡고 촛농의 철이 없는 의견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즉, 이 두 캐릭터는 정치에 대해서 양극단의 감정을 지니고 있는 녹용과 촛불 사이에서 정치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어떠한 시선을 지녀야 하는지를 직접적으로 설명을 하는 역할을 합니다.
청소년을 위한 교안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개념 정리나 원리에 대한 설명이 체계적으로 되어있고, 그런 설명들은 최규석 씨의 재미있는 묘사로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옵니다. 정당성, 민주주의의 여러 가지 모델들, 다수결의 위험성, 인권의 중요함 같이 기사에서는 들었어도 정작 어떤 뜻인지는 자세히 몰랐던 단어들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점에서 이 부록은 ‘민주주의의 기본 교재’로써 무척 충실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부록이 수록되어있는 책이 상업적으로 팔리고 있는 책이므로 책에 나와 있는 요소에 대한 소개는 전부 하지 못 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 부록을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결론을 약간 말해보자면, ‘민주주의는 심의된 인민의 의사가 지배하는 제도가 되어야 하고’ ‘각각의 사건들에 대한 분노도 중요하지만 평소에도 민주주의에 대한 지속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편에 비해서 약간 짧은 분량의 부록 ‘그래서 어쩌자고?’ 이지만 22년 전에 있었던 6월 혁명에서 배울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 지에대한 좋은 자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시민교육센터 이한 씨의 교안은 다음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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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 최규석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