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 만화가의 신작 『르네상스 미술이야기 - 피렌체편』을 소개하기 전에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이 작품, 사실은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추리 만화' 였었다. 표현이 과거형인 이유는, 단행본으로 내놓으면서 탐정 파트를 전부 제거하고 순수하게 미술 지식 만화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바꾸면서 더 작품의 수준은 올라갔다. 정작 김태권 씨는 다양한 만화를 시도하려는 것 같지만 아직 그에게는 지식만화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김태권 씨가 『팝툰』에 「르네상스 탐정 바사리」 (이것이 원래 이 작품의 원제이다.) 를 연재했을 때 정말 기대했었다. 「십자군 이야기」로 정말 좋아했던 작가가 기대하는 잡지의 개편과 맞춰 신작을 연재하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실존 미술 인물과 관련을 지어서 추리물을 연재한다니,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본 작품이 연재가 시작되고, 연재 예고 때 가졌던 기대감은 점차 무너져갔다. 그도 그럴 것이 무수한 비밀과 복선을 잔뜩 제시한 다음에, 1부가 끝날 때까지 (1부 : 피렌체편은 2007년 11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연재했었다.) 아무 것도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추리 파트보다 부수적인 미술 소개 파트가 더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참 아이러니 하게도, 작가가 '지식만화 전문작가'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넣었던 소재보다 그의 전문 소재가 더 인기를 끈 셈이었다.

 

그래도 이런 비화들에도 상관없이, 미학과를 나온 그의 미술 지식은 이 만화에서 빛을 발한다. 우리가 미술 시간이나 교양 시간에 배웠지만 잘은 몰랐던 르네상스 시기의 미술을 그는 알기 쉽게 만화로 설명한다. 한 페이지의 일화도 단순한 소개에서 그치지 않고 작가의 해석과 '위트'를 첨가해서 독자가 간단히 납득할 수 있게 만든다. 작품 중간에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 MB 정부에 날리는 유머도 이 작품의 감초이다.

 

『팝툰』 연재 당시에는 이런 면들이 추리 파트의 불완전한 면으로 인해서 약간 빛이 바랬다면, 작가가 1년 이상 심혈을 기울여 재편집 및 수정을 거친 이번 단행본은 일반인들에게 소개해도 괜찮은 미술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다만, 잡지 연재분의 작화를 살리는 형태로 수정을 하다보니 여백이 많이 들어갔고, 몇몇 부분은 소개가 부족한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작품 내내 나오는 르네상스 시기의 미술 작품들은 수정되고도 남아있는 문제점을 상쇄하고도 충분한 가치를 준다. 미술은 알고 싶은데 미술 서적에 접근하기가 두렵고 미술이 심오한 것이라고 생각된다면, '지식만화의 일인자' 김태권 씨의 이번 신간을 통해서 들어 가보자.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르네상스 미술 이야기 - 피렌체편 - 10점
김태권 지음/한겨레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