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말, 이글루스에 노정태 씨가 올린 글 <팬클럽에서 정당정치로>가 이오공감을 뒤흔들었다. 글의 요지는 간단하다. 노무현 빠돌이들이 세운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팬클럽'에 불과했으며, 이제 그런 팬클럽 따위는 집어치우고 정당 정치를 향해 나아가자! 글쎄, 나는 좀 이 글을 보면서 난감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오공감이 워낙 이렇고 저런 글이 많이 올라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전의 목수정 - 정명훈 사태에 이어 이번 글 또한 이상적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분명 노정태 씨의 글대로 한 사람을 추종하는 것보다는 '정책과 정강'에 충실한 정당 정치가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전에는 별로 제기되지 않았던 당의 정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하지만 인간은 절대 완벽하지 않고 또한 정치는 현실이다. 아니, 현재 내가 속해있는 진보 진영은 완벽한 '정당 정치'를 구현을 했단 말인가? 내 생각으로는 진보신당에 입당한 사람 중에서 작년의 총선거에서 '지못미'로 들어온 사람, 그리고 이번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들어온 사람은 절반 이상에 달할 것 같다. 정말로 '진보적인 정강'을 보고서 들어온 사람도 꽤 있겠지만, 권영길, 강기갑, 노회찬, 심상정 같은 진보진영의 나름 '스타'를 보고서 왔거나, 아니면은 진보 진영 당에 들어 있지도 않았던 노무현을 보고서 온 사람도 나름 있다는 것이다.
나도 노무현 정권 때 이라크 파병에 반대했었고, 한미FTA 추진에 무척이나 실망했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실망한 부분은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이었지, 그 정책 자체에 실망을 한 것은 아니었다. 이라크 파병은 분명 미국의 패권 전략과 무척이나 상관이 있었고, 노무현은 선거 유세에서 '반미 좀 하면 어떠냐'로 미국에게 불편한 정서를 갖고 있던 시민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고 이라크 파병으로 일부는 노무현에게 실망을 하였다. 하지만 그걸 따지기 전에 앞서 그는 진보 주의자가 아니지 않는가? 그의 정치적 노선은 오히려 합리적인 보수에 가까웠다. (그 뜻은, 한나라당은 보수라고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라는 것을 의미한다.) 분명 나로써는 그의 '국익' 개념이 이해가 잘 가지 않았지만 정치적 역학 관계를 고려할 때 그의 시선으로써는 외교 관계와 정치적 입장을 모두 고려한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이글루스에서 전개되고 있는 논의를 보자면 그냥 '전부 몰아서 쌉아 붙치기' 식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노정태도 '극렬 노빠', '미저리 노빠'라는 표현을 붙이기는 했지만 그의 글은 그냥 '노무현 지지자들 -> 광팬' 이런 수준이었다. 그나마 서찬휘 씨나 leopord 님의 글이 어느 정도 양 측의 시선을 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나머지 이 '떡밥 파이트'에 참여한 블로거의 글은 표현만 '일부'를 사용했을 뿐, 그냥 쌉아 몰아 붙이기 수준의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결국 (아직 어른이 아닌 내 시선으로는) 서로를 존중하고, 현실은 어느 정도 인정하라는 글 밖에는 쓰지 못할 것 같다. 이번 논쟁은 '일부' 노빠들의 말에 분노한 '일부' 진보 진영 블로거가 쓴 글로 촉발된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의 논쟁은 관심을 줄 수 있어도 민심 자체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진보 진영은 제도권 정치에 진입을 하고 나서 마음 속에만 담아오던 '이상적인 정치'가 이상적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물론 이상과 현실의 조화로 미래가 펼쳐진다지만, 그냥 아무런 소통이 없이 이상만 추구하거나, 현실만 우선하는 태도를 가진 자는 우린 흔히 '극단'이라고 말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매우 슬픈 일이지만 그렇다고 평소의 그의 정치를 비판했던 사람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 또한 좋지 않고, 일부를 전체로 보고 이상적인 정치관으로만 노무현과 지지자를 평가하는 것도 좋지 않다. 진보적인 가치를 선호하더라도 노무현 지지자들이 왜 노무현을 지지하는 지를 객관적인 시선에서 봐야지 않겠는가? 그는 자신이 행해고자 했던 가치를 현실 정치와 부합하려다가 결국 보수, 진보 양 쪽의 비난을 골고루 받아버렸다.
이번 싸움은 솔직히 말해서 괴물을 앞에 두고, 괴물과 맞서다가 죽은 사람을 놓고서 같은 방향으로 나가야 할 자들의 내전같다. 진보가 모두 노무현 지지자일 수는 없고, 노무현 지지자가 모두 진보일수는 없다. 그걸 서로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