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하라!" 민주당 백원의 의원의 이 발언은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것이었다. 이미 '정권의 충실한 종'으로 전락해버린 KBS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인지 예전처럼 소리를 죽이거나 카메라를 다른 곳으로 돌리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 헌화를 할 때부터 추모객들이 야유를 시작했지만 MB 정권에 분개한 의원이 공개적으로 발언을 할지는 예상을 못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잘 알듯이, MB 정권이 곧바로 택한 방법은 폭력이었다. 경호원들이 바로 나와서 무자비하게 백 의원의 얼굴과 배를 잡고서 끌고 나갔다. 추모객들이 바로 야유와 함성을 지르자 그제서야 손을 놓았다. 폭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노제가 끝나고 나서 어렵사리 찾은 서울 시청 광장을 전경을 동원해서 다시 시민들 손에서 뺴앗으려고 했다. 오랜만에 거리로 나선 많은 시민들이 저항을 해서 간신히 막았지만 시민 몇 명이 연행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오늘 새벽, 다시 전경의 강압적인 해산 작전으로 22시간 동안 진정 시민의 것이 되었던 서울 시청 광장은 다시 '경찰의 것'이 되고 말았다.

 

이미 MB 정권에서 폭력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노무현 정권에서도 APEC 반대 시위나 한미FTA 반대 시위 당시 전경들을 동원한 폭력 진압이 있었지만 진압을 동원한 비율이나 그 후의 대처 방식을 볼 때 'MB 정권보다는' 온건한 편이었다. 한미 FTA 반대 시위 당시 노동자 한 명이 사망하자 책임으로 허준영 당시 경찰청장이 물러나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집회와 기자 회견을 가리지 않고서 아무런 대안도 없이 폭력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MB 정권의 폭력은 집회나 시위를 방지하는 곳에만 쓰이지 않았다. 취임 초기부터 단지 '전 정권의 인사'라는 이유로 뒤로 압력을 놓거나 표적 감사를 놓아서 쥐꼬리만한 일이나 큰 문제가 아닌 사건을 트집잡아서 대부분 사퇴를 시키고 자리에 '코드 인사'를 앉혀 놓았다. (좀 재미있는 것은 노무현 정권 당시 코드 인사를 가지고 가장 말이 많았던 정당은 한나라당이었다. 그리고 집권을 하고 나서 코드 인사를 하고 있다. 진정한 코미디다.) 그게 공기업 뿐이라면 모를까. 사기업과 시민 사회 단체에까지 어깃장을 놓고 있다.

 

문화의 힘이 무서운 것일까? 폭력은 집회 방지와 코드 인사 심기를 넘어서 문화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KBS, SBS에서 많은 문화 예술인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이 폐지되거나 진행자가 교체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윤도현, 신해철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게다가 예전부터 말이 많았던 심의에도 MB 정권의 폭력은 어김없이 적용되었다. 이미 KBS에서 윤도현밴드의 신곡 '아직도 널'의 뮤직비디오는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를 건넌다는 이유로 유해 판정을 받았다. 전경에서 육군 전환 배치 신청을 해 주목을 받았던 이계덕 씨의 노래 '노병가'는 경찰에서 이미 발매 중지 가처분 신청을 넣은 상태이다.

 

미디어 분야는 또 어떤가. 작년부터 미디어법을 상정하기 위해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온갖 폭력을 가했다. 국회 방통위 날치기 상정을 시작해서, 본회의 상정을 저지하기 위한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의 저항을 국회 경찰을 동원해서 아낌없이 '밟아 주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극적 타협으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결성되어 진정한 토론이 가능하나 싶더니 바로 YTN 노조 위원장을 구속하였다. 이미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공청회는 여당 쪽 추천 위원들의 의도적인 방해로 정상적인 진행을 못 하고 있다.

 

이렇게 살펴보니, 가릴 곳을 안 가리고서 거의 전 분야에 MB 정권의 폭력이 미치고 있다. MB 정권은 '폭력의 정치'를 자꾸 자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는 '가장 편하기 때문'이다. 괜히 반대편의 입장을 들으려고 애를 쓸 필요없이 '맘에 안 들면' 밟아 버리는 것이 쉽고 간편하게 정책을 처리하기 쉽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그것 이외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지만 폭력의 효과는 엄청난 파급을 가져오고 있다.

 

시민들은 초반 정부와 경찰 권력의 폭력으로 잠시 주춤하는 기세를 보였다. 그러나 MB 정권의 계속되는 실정과 계속 남발되는 전경들의 폭력은 시민들이 폭력에 내성을 갖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오히려 시민들은 그에 맞서 더 큰 폭력으로 정권에 저항하려고 한다. 두려움이 걷히고 '할테면 봐라'의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MB 정권의 소통없는 폭력에 대한 우려가 늘고 있다. 이미 한나라당 내부에서 조차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하는 주장이 나왔을 정도로 폭력의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아니, 이미 후폭풍이 닥쳐오고 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고 폭력적인 수사는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어제 일어난 시민들의 저항에서도 보았듯이 시민들은 그동안 가했던 정권의 각종 폭력에 증오를 갖고서 더 크게 맞서고 있다.

 

정치를 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자기 편만 위할 수는 없는 법이다. 단호하게 맞서야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반대편과 충분한 대화와 소통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MB 정권은 어떠한가. 소통을 하는 '시늉'만 하고서 반대편에게 물리적 / 정신적인 폭력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 폭력은 외신에 까지 나와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되었지만, 계속 '선진화'를 추구하는 MB 정권은 '국제적인 조롱거리' 마저 '선진화'의 단계로 보이는 모양이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들의 말로는 어떨 것인지 궁금하고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