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INAX / Studio Khara

 

내년에 개봉한다, 전작인 「에반게리온 : 서」가 흥행이 안 좋아서(이건 거짓말, 상영관 수는 무척 적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흥행을 했다.) 개봉을 안 한다는 등의 루머가 돌았던 「에반게리온 : 파」가 정식 수입 개봉을 하기까지 1개월 여의 시간을 남겨두고 정식 포스터가 공개되었다. 위에 보는 것처럼,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파」의 일본 두 번째 포스터인 츠루마키 카츠야 감독의 러프컷을 부분 확대하여 사용했다. 전작인 「에반게리온 : 서」가 독자적인 포스터를 사용한 것에 비하면, 좀 재미있는 일을 저지를 것이다. 왜? 아무도 이걸 쓰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거든.

 

츠루마키 감독의 러프컷 포스터는 일본에서도 좀 센세이션한 반응을 이끌었다. 보통 포스터에는 캐릭터나 배경 설정 컷을 주로 쓰는 데, 다짜고짜 빨간 바탕의 대충 쓱싹 그린 에반게리온의 모습을 갖다 박았다. 파격적인 시도였다. 신 캐릭터 공개와 줄거리 변경 등의 '대'사건이 계속 겹치면서 일본에서는 전작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서」의 흥행 실적을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 문제는 이 작품이 한국에서도 잘 통하냐는 것. 일단 해외 한정으로는 가장 잘 팔리는 국가는 한국이다. (미국은 「에반게리온 : 서」가 개봉도 못하고 바로 DVD 직행으로 발매되었다.) 그런 전례가 있었기에 배급사인 가이낙스가 수입가를 대폭 올리는 바람에 아인스M&M(구,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수입을 늦추기도 했다. 포스터를 강렬하게 맞춘 것을 보면 매니아를 직격으로 노린 듯 하지만, 흥행은 보통 매니아보다는 라이트 계층이 좌우한다. 「에반게리온 : 서」가 국내에서 개봉되었을 때 아이들이 많았던 것이 기억난다. 과연 아이들의 부모들은 이 포스터를 보고서 애들을 극장에 '맡겨' 놓을까? 비싼 수입료를 내고서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의 두 번째 작품을 들여놓은 아인스M&M의 시도가 실패하지를 않기 바라지만, 불안한 마음은 왜 이렇게 드는 것일까.

 

추신. 국내 반응은 대체적으로 강렬하기는 한데, '폰트가 이상하다는' 것 같다. …글쎄, 전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오히려 국내에 개봉하는 '정식 포스터' 중에서는 가장 간결하고, 인상적인 포스터라고 생각한다. '파괴는 진화의 시작이다.' 를 굳이 명조체로 안 한다고 해서 멋이 안 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굴림 / 고딕 계열 폰트도 문구와 표현에 따라 강렬함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