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정권에서 최근 자신들을 '중도 보수' 정권이라고 지칭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 떡볶이를 사먹는 등의 행동을 보이면서 친서민정책을 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말로는 중도 보수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기득권에 충실하고 독선적인 행보를 예전과 똑같이 보여주고 있다. MB 정권이 표방하는 '보수'의 실체를 드러내는 3가지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자.
#1. 대한늬우스
돌아왔다. 지난 30 ~ 40여년간 극장에서 애국가와 함께 끊임없이 흘러 나오던 것이 다시 돌아왔다. 박물관 속에서 그 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여줄 물건이 겉모습만 바꾸고서 슬쩍 돌아왔다. 이름에서부터 흘러간 시간의 모습이 절로 느껴지는 그 이름 다섯 글자, '대한늬우스'. 정부는 저번 주부터 전국 대부분의 극장에서 영화 상영 전에 대한늬우스를 상영하기 시작했다. 비록 형식은 뉴스가 아닌 콩트이지만, 내용과 목적은 옛날과 별 차이가 없거나, 더 강하다.
KBS 「개그 콘서트」의 인기 코너였던 「대화가 필요해」를 이용한 이번 대한늬우스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 하지만, 그 실체는 누구나 다 알다시피 대운하 사업이다. -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대한늬우스 속에는 4대강 살리기에 대한 장밋빛 미래의 모습만 가득하다. 그 말만 들으면 당장이라도 경제가 회생하고, 환경이 좋아질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대운하반대국민행동 같은 시민 사회 단체들이 밝혀냈듯이 그것은 현실 속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가 없는, 판타지에 불과한 일이다. 일자리가 늘어나도 그것은 일회성 (즉, 노가다) 에 불과하며, 강을 준설 (바닥을 파헤치는 작업을 뜻한다.) 함으로서 강바닥에 살고 있던 생물들이 죽어간다. 60 ~ 70년대에 박정희 정권이 펼쳤던 정책과 유사하다. 이렇게 문제와 논란이 많은 사업을 정부는 '소통' 이라는 이름으로 시민 '세뇌'에 나서고 있다.
마치 지난 정권 당시에 한미FTA를 추진할 때 공격적으로 FTA를 추진하자는 성격의 광고를 수많은 매체에 뿌려두는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그나마 그 때는 소통의 채널이 어느 정도 존재했었지만, MB 정권에서는 소통의 자리마저 '불법 집회' 라는 이름으로 봉쇄하고 있다. 자신이 하면 소통이요, 다른 사람이 하면 불법 집회가 되는, 웃지못할 개그쇼가 벌어지고 있다.
#2. 경기도교육위원회
무너졌다. 정확히는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지만,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다수의 시민들의 추대를 받으며 천 만여명이나 되는 시민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에 오른 사람이 소수의 세력에 의해서 무너지게 되었다. 정치 평론가들의 예상을 뛰어넘고서 당선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정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김상곤 교육감의 혁신 정책에 태클을 건 장본인은 경기도 교육위원회 (이하 위원회) 였다. 위원회는 지난 23일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혁신학교 예산을 전액 삭감, 초등학교 무상 급식 예산을 반액으로 삭감, 청소년 인권 조례 제정 예산을 일부 삭감하였다. 이 중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초등학교 무상 급식 예산을 50%로 삭감한 일이었다.
아직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하여 급식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고, 최근 경제 한파로 인해 그러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더욱 늘어난 가운데 (반대표를 던진 두 명의 위원을 제외한) 교육 위원들은 현실을 외면하고서 무상 급식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그리고서 인터뷰 자리에서는 "요즘에 굶는 학생들이 어디 있느냐", "시민들의 항의에 전교조의 배후가 도사리고 있다" 같은 망언을 뱉어내었다.
교육은 단순히 학습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만이 주 목적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사회 생활의 장을 마련하고, 인성을 발달시키는 것도 교육의 큰 이유이다. 이런 점에서 급식은 단순히 영양 섭취의 의미를 넘어서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사회 생활의 원리를 습득하는 과정을 가르치는, 교육 과정의 일부이다. 드라마나 문학 작품에서 많이 보았듯이, 학교 식사에 참여를 못하는 사정에 놓인 학생들은 대부분 대인 관계가 전무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런 안 좋은 상황에 놓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무상 급식은 김상곤 교육감의 중요한 정책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위원회는 정치적인 식견으로 학생들의 인권을 깔아 뭉겠다.
또한 타 신문들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았지만, 청소년 인권 조례 제정 예산이 일부 삭감된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관련 조례가 제정만 되고 시행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아쉽게도 좋은 취지로 제정된 많은 교육 조례들이 정작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무시되는 일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례 제정은 교육에 있어서는 상징적인 조치이다. 청소년 인권 조례 제정 예산을 삭감한 것은 위원회가 학생들의 처지에 대해서만 무지한 것이 아니라, 청소년 인권에 대해서도 무지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어쩌면 그들의 행보는 무척이나 현실적인 행보일지도 모른다. 교육과 정치는 분리되어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권력이 MB측 인사들에게 있는 만큼, MB와 반대되는 행보를 걷는 사람의 정책을 방해하는 것이 그들이 (4년 한정으로) 출세를 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행보는 정작 시민들에게는 크나큰 피해를 준다. 항상 말과 공약집에만 보수적인 기치로 경기도 교육의 발전을 위한다는 그들, 사실은 자기만 위하는 이기주의자에 불과하다.
#3. 애국기동단
최근 여기저기에서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대중 가요 시장이나 디자인, 패션 시장에서 7080 스타일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시민 사회 단체에서도 복고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어용 시민 사회 단체들의 '화려한 부활'이다.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고, 하는 일도 거의 없어 보이지만 항상 정부로부터 두둑하게 지원금을 받아 챙기는 단체들이 다시 생겨났다.
그리고 이런 단체들의 선두주자로 스펙타클한 행동을 선보이는 단체가 있었으니, 바로 국기동단이 되겠다. 애국기동단은 올해 3월에 창단된 무술 유단자들을 중심으로 창단된 단체이다. 창단식 떄부터 무려 무술 시범을 보이고 폭력 진압의 진수를 보여준 애국기동단은, 이번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 분향소 철거로 시민들에게 크나큰 인상을 남기게 되었다.
그들이 15일에 보였던 첫 번째 행동부터 범상치가 않았다. 단장이 가스총을 하늘에 쏘자마자 50 ~ 60대 회원들과 용역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20 ~ 30대 남자들이 달려와서 분향소를 철거하려고 시도했다. 전경들은 지켜보고 있다가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호소를 하자 달려왔다. 첫 시도부터 가스총을 쏘아대는 - 만약, 한국이 총기 소지 허가 국가였으면 무엇을 쏘았을까. - 스펙타클한 행동을 선보였던 애국기동단은 24일 새벽 두 번쨰 시도에서 절정을 보인다.
두 번째 시도는 경찰과 같이 행동한 완벽한 세트 플레이의 장이었다. 모두가 피곤한 새벽에 용역 단체 직원들과 달려나와서 천막과 영정을 때려부시고, 남은 잔해들은 경찰들이 친절하게도 싸그리 청소를 했다. 시민들이 항의를 해도 공무 집행 방해로 체포하면 그만이었다. 심지어는 철거 현장을 자체적으로 찍은 동영상을 유튜브 (Youtube.) 에 올려 국제적인 (?) 행동도 보였다. - 물론, 칭찬하는 댓글은 거의 없었다. -
이쯤되자 이런 행동을 하는 단체 수장의 정체가 무척 궁금했다. 자료 수집을 한지 몇 분이 안되어 그가 4년 전에 한 인터뷰를 찾을 수가 있었다. 그는 인터뷰 중간 중간 마다 국가와 민족을 강조하는, 이른바 '국가' 광팬이었다. 그는 또한 자신의 대답은 한없이 길게 하고, 정작 기자의 질문이나 반문에는 성질을 내는, 이른바 다혈질 성격을 지닌 사람이었다. 이런 면들로 보았을때 (자신이 생각하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어떤 일이라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할 사람으로 보였다.
애국기동단 수장은, 그리고 그가 이끄는 노인들 (과 용역 단체 직원들) 은 지금 이 순간 현재도 자신들이 한 행동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보수적인 행동으로 여길지도 모른다. 그러나, 보수는 다른 사람의 말을 무시하고 소통을 거부하지 않는다. 무조건 일을 몰아 붙이고 독선적으로 행동을 처리하는, 마치 현재 한국의 수장과 같은 모습은, '독재'에 불과하다.
한편으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 '구국의 결단'을 했다는 꿈에 취해 MB의 손에서 노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불쌍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이상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보다 더 이상적인 그의 행동을 일깨울 자는 당분간 없어보인다. 그는 그런 행동마저도 '빨갱이'의 난동으로 여길 사람이니까.
이 3가지 단편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들을 했을지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확실한 것은 자칭 보수라고 주장하는 자들의 행동에는 소통이 없었다. 서민들을 위한 모습도 없었다. 다만 폭력이 있었다. 세뇌가 있었다. 독선과 아집이 있었다. 있어야 할 것이 없고, 없어야 할 것이 없는, 보수에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 모습들이 모인 기괴한 초상화였다. 그리고, 지금 한국은 기괴한 초상화를 가진 사람들 밑에서 신음을 하고 있다. 하루 빨리 그 초상화를, 그리고 그 초상화를 가진 사람들을 내다 버려야 할 때이다.
* 기사용으로 쓰려다가 퇴짜를 맞고 (…) , 급히 일부분 수정해서 블로그용으로 돌리는 글. 요즘들어 갑자기 기사 등의 글을 쓰는데 슬럼프에 걸린 것 같다. 아, 갑자기 왜 이럴까요.















